건물번호는 20미터마다 하나씩, 왼쪽은 홀수
송장에 적힌 34-7을 34로 줄여 적었다가 옆 건물로 배달된 적이 있다면, 도로 위에 20미터마다 찍히는 그 숫자의 규칙부터 보면 됩니다.
택배 기사가 골목 초입에서 차를 세웁니다. 송장에 찍힌 주소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아리수로 385. 그 도로에 건물이 380채 늘어서 있을 리는 없는데, 숫자는 385입니다.
건물번호는 건물을 센 순번이 아니라 도로 위 한 지점의 좌표입니다. 그 좌표가 어떤 규칙으로 찍히는지 알면 한쪽 인도에 홀수만 늘어선 이유도, 34-7이나 지하168 같은 낯선 표기도 함께 이해됩니다. 근거는 「도로명주소법」과 그 시행령·시행규칙 조문이고, 실제 값은 주소찾기 검색 결과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물번호는 도로가 먼저 정해진 뒤에 붙습니다
도로명주소는 건물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먼저 도로를 하나의 구간으로 끊고, 그 구간에 이름을 붙이고, 구간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번호를 새깁니다. 이 번호가 기초번호입니다. 「도로명주소법」 제2조제4호는 기초번호를 "도로구간에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간격마다 부여된 번호"로 정의하고, 같은 조 제5호는 건물번호를 건축물 또는 구조물마다 부여된 번호로 정의합니다. 즉 건물번호는 건물의 순번이 아니라, 그 건물이 서 있는 도로 위 지점의 번호를 물려받은 값입니다.
그래서 어떤 도로에 건물이 다섯 채밖에 없어도 건물번호가 5번까지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도로가 길면 번호도 그만큼 커집니다. 주소찾기가 그날 하루 이용자 조회를 지역별 상위 10건으로 집계한 2026-09-06 스냅샷에 올라온 서울특별시 강동구 아리수로 385도 아리수로에 건물이 380채 넘게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건물이 도로 시작지점에서 한참 떨어진 지점에 있다는 뜻입니다.
기초간격은 20미터가 원칙입니다
간격을 정하는 조문은 「도로명주소법 시행규칙」 제3조입니다. 이 조문은 법 제2조제4호가 위임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간격"이 20미터라고 명시하고, 도로의 성격에 따라 예외를 둡니다.
| 도로 유형 | 기초번호 간격 |
|---|---|
| 일반 원칙 | 20미터 |
| 고속도로 | 2킬로미터 |
| 가지번호가 두 자리 이상 필요한 길, 분기 도로가 없어 가지번호로 번호를 붙이기 어려운 길 | 10미터 |
| 가지번호로 건물번호를 붙이기 어려운 종속구간 | 10미터 이하의 일정한 간격 |
| 건물 내부에 설치된 내부도로 | 20미터 또는 주소 부여 개수를 고려해 정하는 간격 |
계산은 단순합니다. 20미터 구간 하나가 홀수·짝수 한 쌍을 쓰므로, 같은 편 인도에서는 번호가 20미터마다 둘씩 올라갑니다. 건물번호 100번이면 도로 시작지점에서 대략 1킬로미터 지점, 385번이면 약 3.8킬로미터 지점입니다.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만 보고도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가"를 어림잡을 수 있게 만든 설계입니다.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입니다
방향 규칙은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7조제4항에 있습니다. 기초번호는 도로구간의 시작지점에서 끝지점 방향으로 왼쪽에는 홀수번호를, 오른쪽에는 짝수번호를 부여합니다. "왼쪽이 짝수"로 거꾸로 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은 시작지점에 서서 도로 끝을 바라보는 자세입니다.
시작지점을 정하는 기준도 같은 조에 있습니다. 제2항제7호 다목은 서쪽과 동쪽을 잇는 도로는 서쪽을 시작지점으로, 남쪽과 북쪽을 잇는 도로는 남쪽을 시작지점으로 설정한다고 정합니다. 다시 말해 번호는 대체로 서에서 동으로, 남에서 북으로 커집니다. 처음 가 본 동네에서도 짝수 건물번호가 보이는 쪽이 도로 진행 방향의 오른편입니다.
도로구간 자체는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길게 잡는 것이 원칙이고(시행령 제7조제2항제5호),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며 같은 도로명이 붙은 구간이면 시·군·구가 달라져도 번호를 이어서 부여합니다(시행령 제9조). 반대로 둘 이상의 시·군·구에 걸친 도로에서 도로구간이 길어 기초번호가 5자리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도로명·기초번호를 달리 설정·부여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9조제2항제1호). 고속도로·숲길·자전거도로·입체도로·내부도로는 별도 기준을 씁니다(시행령 제7조제3항·제5항).
건물번호는 주된 출입구가 접한 도로를 따릅니다
한 건물이 두 도로에 걸쳐 있을 때의 기준은 시행령 제23조제1항입니다. 이 조항은 건물등의 주된 출입구가 접하는 도로구간의 기초번호를 기준으로 건물번호를 부여한다고 정합니다. 대지가 넓게 접한 쪽이 아니라 사람이 드나드는 문이 기준입니다. 그래서 리모델링으로 정문 위치가 바뀌면 주소가 바뀔 수 있고, 시행령 제25조제1항은 주된 출입구의 변경 등으로 부여 기준에 맞지 않게 된 건물번호는 변경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건물이 멸실되면 건물번호는 폐지됩니다.
원칙은 건물 하나에 번호 하나입니다. 다만 내부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출입구가 둘 이상인 경우, 층 또는 호의 출입구가 각각 다른 경우 등에는 출입구마다 건물번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제23조제2항). 겉보기에 한 덩어리인 상가 건물에 건물번호가 두 개 붙어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리수로를 검색해 홀짝을 확인하기
규칙을 외우는 것보다 실제 값을 몇 개 보는 편이 빠릅니다. 검색창에 도로명 아리수로만 넣으면 그 도로에 붙은 건물들이 카드 목록으로 나옵니다.
카드마다 도로명 줄 끝의 숫자만 따라 읽어 봅니다. 홀수와 짝수가 섞여 나오는데, 두 무리는 도로의 서로 다른 편에 서 있는 건물들입니다. 궁금한 카드의 상세보기를 누르면 주소 상세 화면 아래 구글 지도에서 그 번호가 도로 어느 편에 있는지 바로 보입니다.
이 규칙이 한국에서 실제로 쓰이는 대표적인 장면은 택배와 배달입니다. 기사들은 동 이름이 아니라 건물번호의 홀짝으로 한쪽 인도만 훑으며 이동하고, 되돌아올 때 반대편 짝을 처리합니다. 지도 앱이 같은 건물을 지번으로 먼저 보여 주는 화면에서도, 배송 기준이 되는 것은 홀짝이 맞아떨어지는 도로명 쪽입니다.
20-42와 지하80을 줄여 쓰면 생기는 일
같은 스냅샷에 올라온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봉죽2길 20-42를 "봉죽2길 20"으로 줄여 적으면 전혀 다른 건물이 됩니다. 하이픈 뒤의 42는 오타도, 동·호수도 아니라 가지번호입니다. 「도로명주소법 시행규칙」 제20조제1호는 둘 이상의 건물이 하나의 기초번호에 포함되는 경우 도로 진행 방향으로 주된 출입구 순서에 따라 두 번째 건물부터 가지번호를 붙여 건물번호를 부여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규칙 제21조제2항은 주된 번호와 가지번호 사이를 '-'로 연결하고, 이를 '의'로 읽으며 뒤에 '번'을 붙여 읽도록 합니다. 즉 20-42는 "20의 42번"이라는 독립된 건물번호입니다. 앞부분만 적어 보낸 등기우편이 반송되거나 옆 건물로 배달되는 사고가 여기에서 나옵니다.
부산광역시 중구 구덕로 지하80 같은 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는 군더더기가 아닙니다. 「도로명주소법 시행규칙」 제21조제1항은 건물번호를 숫자로 표기하되 건물등이 지하에 있는 경우 건물번호 앞에 '지하'를 붙여 표기하도록 정합니다. 지하에 있는 건물이라는 표시이고, 영문 변환 결과도 B80 Gudeok-ro처럼 B가 붙습니다. '지하'를 지우고 "구덕로 80"으로 적으면 지상의 다른 건물을 가리킵니다.
택배 앱에 저장된 배송지 가운데 하이픈이나 '지하'가 들어간 주소가 있다면, 지금 그 주소를 검색창에 넣어 결과 카드의 도로명 줄과 한 글자씩 비교해 보십시오. 20-42의 42나 지하80의 '지하'가 빠져 있으면 그 자리에서 고쳐 저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건물번호 385면 도로 입구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인가요
대략은 짚을 수 있습니다. 기초간격이 20미터이고 그 한 구간이 홀수·짝수 한 쌍을 쓰므로, 건물번호 100번은 시작지점에서 약 1킬로미터 지점입니다. 다만 고속도로는 2킬로미터, 일부 길과 종속구간은 10미터 간격이라 예외가 있습니다.
건물번호 홀수 짝수 어느 쪽이 왼쪽인가요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7조제4항에 따라 도로구간 시작지점에서 끝지점을 바라볼 때 왼쪽이 홀수, 오른쪽이 짝수입니다. 서쪽과 동쪽을 잇는 도로는 서쪽이, 남쪽과 북쪽을 잇는 도로는 남쪽이 시작지점입니다.
주소 뒤 20-42에서 하이픈 뒤 숫자는 뭔가요
뒤의 숫자는 가지번호입니다. 본번 지점에서 갈라진 별개의 건물번호이므로 생략하면 다른 건물이 됩니다. 반드시 하이픈까지 함께 적어야 합니다.
이사도 안 했는데 건물번호가 바뀌었어요
바뀔 수 있습니다. 시행령 제25조제1항은 주된 출입구의 변경 등으로 부여 기준에 맞지 않게 된 건물번호는 변경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건물이 멸실된 경우에는 건물번호를 폐지합니다.
한 건물인데 도로명주소가 두 개로 나와요
원칙은 건물 하나에 하나입니다. 다만 내부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출입구가 둘 이상이거나 층 또는 호의 출입구가 각각 다른 경우에는 출입구마다 부여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3조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