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

압구정로는 한명회가 한강 가에 지은 정자 압구정의 이름을 이었습니다

현대아파트 단지 안 화단 옆에 압구정터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갈매기와 벗하겠다던 정자 이름이 명품숍 거리의 이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주소찾기 편집팀 · · 수정 · 4분 읽기

아파트 단지 화단 옆에 선 압구정터 표지석과 그 너머 압구정로의 저녁
생성형 AI로 만든 삽화입니다. 실제 풍경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안, 화단 옆에 표지석 하나가 서 있습니다. 여기 정자가 있었다는 표시입니다.

정자의 이름을 딴 압구정로는 그 단지 앞을 지나는 큰길입니다. 그런데 현대아파트의 주소를 검색해 보면 압구정로가 아닌 도로명이 절반을 넘습니다. 한 단지의 주소가 왜 여러 도로로 흩어지는지가 이 길의 주소 이야기입니다.

갈매기와 친하겠다던 권력자의 정자

정자의 이름은 '압구정(狎鷗亭)'이었고, 지은 사람은 세조 즉위의 일등공신 한명회(1415~1487)입니다. '압구(狎鷗)'는 '갈매기와 친하게 지낸다'는 뜻으로, 속세를 떠나 자연과 벗하겠다는 은일의 뜻을 담은 이름. 이름을 지어 준 사람은 한명회가 작명을 청한 명나라 사신 예겸(倪謙)이었습니다.

이름과 주인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한명회는 영의정을 두 차례(1466년, 1469년) 지냈고 예종과 성종 두 임금의 장인이 되었습니다.

정자의 주인은 그 뒤로도 여러 번 바뀝니다. 19세기 말에는 철종의 부마 박영효의 소유였고, 1884년 갑신정변으로 재산이 몰수될 때 함께 넘어갔다가 고종 말년에 돌아왔습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1970년대 영동개발로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입니다.

번호 102번부터, 짝수 쪽에 몰린 주소

2026-09-24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검색 API에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를 넣자 735건이 나왔습니다. 도로명이 압구정로 그대로인 것은 157건(도로명코드 116803122007)이고, 나머지는 압구정로79길·압구정로4길 같은 하위 도로 34개의 주소입니다.

번호는 1번이 아니라 102번에서 시작해 467번에서 끝납니다. 법정동은 신사동(80건, 102~344번), 압구정동(28건, 113~425번), 청담동(49건, 404~467번) 셋입니다.

홀짝이 크게 기웁니다. 157건 중 짝수가 113건, 홀수가 44건. 겹치는 번호를 빼도 짝수 103개, 홀수 40개입니다. 우편번호도 길 양쪽으로 갈려서, 홀수 쪽 44건은 06000~06011 사이 10개, 짝수 쪽 113건은 06014~06031 사이 11개를 씁니다.

법정동과 홀짝을 맞대 보면 길의 성격이 더 분명해집니다. 신사동 80건은 전부 짝수 번호이고, 압구정동 28건은 한 건을 빼고 모두 홀수 번호입니다. 압구정로가 신사동과 압구정동 사이의 경계선 노릇을 하는 셈이고, 번호 400번대로 넘어가면 청담동이 양쪽에 걸칩니다.

홀수 쪽 주소가 적은 까닭은 건물명에서 보입니다. 압구정로 151·201·309가 모두 현대아파트, 343과 407은 갤러리아백화점 두 동입니다. 큰 단지와 큰 건물이 번호 몇 개를 넓게 차지하고, 짝수 쪽은 102번 형지제2빌딩, 104번 보암빌딩처럼 중소 빌딩이 번호마다 줄지어 섭니다.

지하 주소도 두 개 있습니다. 압구정로 지하172는 압구정역, 지하402는 압구정로데오역입니다.

여기서 '지하'를 빼면 다른 건물이 됩니다. 검색창에 '압구정로 172'를 넣으면 지상 압구정로 172(우편번호 06030)와 지하172 압구정역(06022) 두 줄이 나옵니다. 번호는 같아도 우편번호부터 다른 별개의 주소입니다. 역 안 매장으로 보내는 물건의 송장에서 '지하' 두 글자가 빠지면 길 위 건물로 갑니다.

현대아파트 주소는 네 개 도로에 흩어져 있습니다

검색창에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넣으면 12건이 나옵니다. 그중 건물명이 '현대아파트' 그대로인 10건의 도로명을 보면 압구정로가 세 건(151·201·309), 압구정로29길이 다섯 건(23·57·68·69·71), 압구정로33길 70과 압구정로39길 58이 한 건씩입니다.

한 단지 안에서도 동이 어느 길에 면했는지에 따라 도로명주소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압구정로 현대아파트 ○동'처럼 도로명을 짐작으로 적으면, 실제 주소가 압구정로29길인 동에서는 틀린 주소가 됩니다. 우편번호도 06001부터 06006까지 여섯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압구정동 아파트 주소를 받아 적을 일이 있다면 단지 이름만으로 끝내지 말고, 동 번호까지 알려 준 쪽에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한 번 더 물어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압구정 현대아파트 도로명주소가 여러 개예요

단지가 여러 도로에 걸쳐 있기 때문입니다. 2026-09-24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검색 API 조회에서 건물명이 '현대아파트'인 주소는 압구정로 151·201·309, 압구정로29길 23·57·68·69·71, 압구정로33길 70, 압구정로39길 58로 네 개 도로에 나뉘어 있었습니다. 우편번호도 06001~06006으로 다릅니다.

압구정로 1번지는 어디인가요

없습니다. 압구정로 건물번호는 102번에서 시작해 467번에서 끝납니다(2026-09-24 조회, 주소 157건). 102번은 신사동의 형지제2빌딩입니다.

압구정역 주소가 압구정로인가요

네,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지하172'(우편번호 06022)입니다. 같은 도로의 압구정로데오역은 '압구정로 지하402'입니다. '지하'를 빼면 지상 건물인 압구정로 172(06030)가 따로 있어 다른 곳으로 갑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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